
2022년 11월 5일 토요일, 오늘의 두 번째 이야기는 춘당지(春塘池)에서 이어집니다. 명정전에서 나와 춘당지로 이어지는 길은 그야말로 햇빛도 들지 않을 정도로 무성한 숲길입니다. 단풍철도 이미 때가 늦어 퇴색한 갈색 잎들만 가득하지만, 가끔은 가을날 오후의 강한 햇살을 받아 붉은 자태를 뽐내는 단풍나무도 만날 수 있습니다. 춘당지 앞에는 이미 인파로 북적거립니다. 깊어가는 계절을 아쉬워하듯 뒤늦게 절정을 맞이한 단풍나무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춘당지의 연못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큰 연못은 원래 내농포(內農圃)가 있던 자리로 임금이 궁궐 안에서 직접 농사짓는 경험을 하는 곳이었다고 하지요. 1907년 일제가 창경궁을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바꿀 계획을 세우면서 일본식..

2022년 11월 5일 토요일입니다. 오늘은 창경궁의 늦가을 모습을 옮겨 보겠습니다. 화려한 궁궐과 그 속에 감추어진 멋진 가을빛을 담아본다는 설렘도 잠시,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집니다. 바로 1주일 전, 그러니까 창덕궁 모습을 옮기던 10월 29일 밤, 용산 이태원에서 그야말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대형 참사가 발생했었지요.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온 수만은 인파가 좁은 골목길에 몰리게 되면서 불행하게도 150명이 넘는 희생자와 또 그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일주일이나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생사의 기로에 놓인 중상자가 많다고 하지요.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참사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 기관에서 이러한 불행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참을 수 ..

2022년 10월 29일, 날씨도 화창한 토요일 오후입니다. 오랜만에 창덕궁(昌德宮)으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창덕궁은 경복궁(景福宮)의 이궁(離宮)으로 1405년(태종 5년)에 지어진 후,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광해군 때에 재건된 후에도 화재로 인하여 여러 차례 개수(改修)와 증축(增築)을 하였다고 하지요. 계유정난[癸酉靖難 - 1453년(단종 1년)에 수양대군이 단종의 보좌 세력이자 원로대신인 황보인, 김종서 등 수십 인을 살해, 제거하고 권력을 잡은 사건, 그로부터 2년 후 수양대군이 조선 7대 왕으로 즉위하게 됨]으로 권좌에 오른 세조가 경복궁에 머물기를 꺼려하여 창덕궁에 거처하기 시작하면서 약 2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선의 법궁(法宮)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경복궁은 주요 건물들을 좌우..

지난 여름, 봉선사 연지(蓮池) 옆에 새로이 조성된 미륵불(彌勒佛)의 인자한 미소를 보았습니다. 미륵불은 석가모니(釋迦牟尼)로부터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授記)를 받은 후, 도솔천(兜率天)에 머물며 천인(天人)을 교화하는 부처로 알려져 있지요. 석가모니가 입적한 지 56억 7천만년 후에 인간 세상에 다시 내려와 중생을 구제할 것이라고 합니다. 56억 7천만년 뒤에 말이지요. 석가모니는 기록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BC 560년 경에 태어나서 BC 480년 경에 열반에 들었으니, 그의 사후 56억 7천만년 뒤라고 하면 2022년을 기준으로 대략 56억 6999만 7498년이 남은 셈입니다. 물론 종교적 상징성이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단순 계산을 했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삼국..

2022년 제59회 양주별산대놀이 정기공연의 마지막은 제5과장 3경 애사당 법고놀이가 장식합니다. 이번 과장은 서민 생활의 애환과 인신매매 등 당대 사회의 타락상을 보여주는 연희로서, 특히 왜장녀가 추는 배꼽춤에는 인생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애사당과 말뚝이, 완보가 북을 치며 재담을 하는 장면이 이 과장의 백미라고 합니다. 사당은 노래와 춤을 팔며 전국을 떠돌아 다니는 전문 연예집단의 여자들을 일컫는데, 애사당은 그 중에서도 어린 사당을 말합니다. 말뚝이가 왜장녀를 불러 딸을 팔라고 하자 왜장녀는 돈 욕심에 어린 딸(애사당)을 팔아넘깁니다. 애사당의 춤이 끝나갈 무렵 말뚝이가 애사당의 북채를 빼앗고, 완보는 법고를 빼앗습니다. 이때부터 완고와 말뚝이 사이에 법고를 둘러싼 재담이 이어..

이번에는 포도부장놀이가 진행됩니다. 이 과장은 당대의 타락한 권력의 한 부분을 풍자한 것이라고 합니다. 늙은 언청이인 양반 샌님이 젊은 소첩을 데리고 사는데, 젋은 관리인 포도부장이 월장을 하여 소첩과 눈이 맞습니다. 이를 눈치챈 샌님이 포도부장을 내쫓은 후 소첩을 어루고 달래며 다시는 바람피우지 않을 것을 다짐받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에 포도부장을 찾아가 꾸짖기도 합니다. 그러나 계속하여 포도부장과 소첩이 놀아나자 샌님이 포도부장을 찾아가 호되게 나무라지만 포도부장이 권력을 이용하여 소첩을 빼앗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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