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사 미륵불

 지난 여름, 봉선사 연지(蓮池) 옆에 새로이 조성된 미륵불(彌勒佛)의 인자한 미소를 보았습니다.

 

 미륵불은 석가모니(釋迦牟尼)로부터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授記)를 받은 후, 도솔천(兜率天)에 머물며 천인(天人)을 교화하는 부처로 알려져 있지요. 석가모니가 입적한 지 56억 7천만년 후에 인간 세상에 다시 내려와 중생을 구제할 것이라고 합니다. 56억 7천만년 뒤에 말이지요. 석가모니는 기록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BC 560년 경에 태어나서  BC 480년 경에 열반에 들었으니, 그의 사후 56억 7천만년 뒤라고 하면 2022년을 기준으로 대략 56억 6999만 7498년이 남은 셈입니다. 물론 종교적 상징성이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단순 계산을 했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미륵 신앙이 있었으며 나라에 변고가 생길 경우 미륵불상에서 땀이 흘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며, 궁예(弓裔, 869-918)와 같이 백성들을 현혹하여 스스로를 미륵이라 칭하는 인물도 있었지요. 하긴 21세기에도 스스로를 재림 예수로 칭하며 어리석은 사람들을 현혹하는 무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1,100여 년 전의 궁예의 미륵이나 관심법(觀心法)과 같은 이야기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혼탁한 세상에서는 늘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