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10월의 두 번째 주말, 양주 나리공원의 모습을 스케치해 봅니다. 어딘가에선 얼음이 얼었고, 또 어딘가에선 서리가 관측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지요. 숨가쁘도록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계절은 서서히 깊어 가는데,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듯 나리공원엔 화사한 꽃들이 만개했습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 아래 양주 나리공원엔 천만 송이의 천일홍과 이름도 낯선 외래 식물들이 화려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며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흘러가는 시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운 걸까요? 제 갈 길을 가는 시간을 잠시 멈춰 세우려 안간힘을 쓰는 인간의 힘겨운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를 보냅니다.

오늘은 2018년 9월 23일 일요일입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어제 양양집에 왔지요. 식구들끼리 거나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오늘 아침 2호와 3호를 대동하여 뒷산에 올랐습니다. 늘 그래왔듯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잔뜩 안고 송이를 찾아 어슬렁거렸습니다. 오늘은 운수가 좋은지 천년의 향이라 소문난 양양송이를 발견하여 사진에 담는 행운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3호만 대동하여 출발하였지만, 나중에 2호가 합류하여 거의 세 시간 가까이 뒷산을 이 잡듯 훑었지요. 싸리나무를 닮았다고 하여 그런지 싸리버섯이라고 불리지요. 독성이 있어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하루 정도 담갔다가 요리를 해야 뒷탈이 없지요. 쫄깃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양양 사람들에게 많이 익숙한 곰버섯입니다. 예전에는 흔하디 흔한 버섯이었는데 요..
오늘 공연은 지노귀굿의 연장선상에서 무당인 도끼누이가 자신의 본업을 확대해석하여 신장대감거리와 사신굿거리를 함께 진행합니다. 신장대감거리는 신장대감 신령을 불러내어 인간의 악운이나 액운을 소멸하게 하고 잡귀신을 퇴치하여 관객의 소원 성취와 수복강녕을 비는 굿거리라고 합니다. 또한 사신굿거리는 나라의 번영과 안녕을 빌며 청나라와의 평화적인 관계를 도모하는 굿거리라고 한다지요. 오늘 공연은 정통 굿거리가 아니라 관객과의 소통 속에서 즉흥적인 재담으로 흥을 돋우며 관객의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연희 종료 후 행사장에 마련된 양주별산대놀이의 주요 인물인 "노장탈"과 "애사당탈"의 사진을 담아 보는 것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이번에는 양주별산대놀이의 제8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 공연 모습입니다. 이 과장은 인물들의 솔직한 재담과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통해 조선 후기 서민 생활의 고통과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적 질서는 서민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던가 봅니다. 신할아비의 권위적인 태도에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한 미얄할미는 속절없이 속만 썩어가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합니다. 남녀의 대립과 갈등 및 서민의 솔직한 생활상을 가감없이 잘 보여주는 과장이라고 안내문에는 표현되어 있다지만, 실제 남녀의 대립이라기보다는 여성인 미얄할미의 일방적인 희생만 존재할 뿐이지요 . 신할아비와 미얄할미가 산대구경을 왔다가 마음이 맞지 않아 서로 다투다가, 영감이 홧김에 미얄할미더러 죽으라고 채근하자 미얄할미가 자기..

2018년 7월 14일 토요일입니다. 오늘은 양주별산대놀이마당 소공연장에서 기획공연이 펼쳐진다기에 구경길에 올랐습니다. 예전에도 양주별산대놀이를 소개한 적이 있었지요. 그 때는 1과장, 5과장, 7과장의 공연 장면을 사진으로 옮겨 보았는데요, 오늘은 8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를 공연하네요. 본 공연에 앞서 양주별산대보존회장님의 인사말씀과 양주시장님의 축사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나서 "모둠깨끼"가 펼쳐졌지요. 모둠깨끼란 양주별산대놀이의 각 과장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춤사위를 활용하여 무대용으로 재구성한 춤사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등장 인물들이 공연 의상과 탈을 벗고 놀이마당으로 몰려 나와서 흥겨운 춤사위를 펼치며 관객의 흥을 이끌어내고, 곧이어 관객들과 신명나게 어우러지는 뒤..
2018년 6월 7일 목요일입니다. 오늘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있는 날이지요. 2교시 수학 시험을 감독하기 위해 2학년 2반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다들 집중하여 시험지 여백에 마구마구 숫자와 기호를 채워 나갑니다. 교실은 순식간에 연필심과 종이가 마찰하는 사각거림으로 가득해집니다. 한동안 그 감동적인 모습을 지켜보다가 교탁 뒤에 책상을 놓고 앉아 잠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녀석으로부터 감독의 눈치를 보는듯한 수상한(?) 낌새가 느껴졌습니다. 평소 수업 시간에 열심히 공부하던 녀석이라 무슨 일인가 하고 그 녀석 옆으로 슬쩍 가 보았더니...... 수학 문제지 맨 뒷면에 어디선가 많이 봐 왔던 어떤 얼굴 하나가 그려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미술대학으로 진로를 결정한 녀석이라..

2018년 5월 21일 월요일입니다. 음력으론 4월 7일이지요. 바로 내일이 일명 사월초파일, 다시 말하면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백담사에 가게 된 것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 아니었지요. 원래 계획은 낙산사에 들르는 것이었지만, 낙산사는 자주 가 본 절이라는 아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번에는 새로운 절에 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선택한 결정이었던 것이지요. 시골집 바로 앞으로 연결되는 59번 국도를 10여 분 달린 후 양양 읍내를 통과합니다. 곧이어 7번 국도를 통해 속초 시내를 통과한 후 다시 56번 국도를 이용하여 미시령 터널을 관통해 마침내 인제 땅으로 접어들었지요. 양양에서 한계령을 넘어가는 44번 국도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꼬불꼬불한 길에 아이들이 멀미라도 할까 봐 다소 멀더라도 편안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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