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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지옥
― 序詩
정신 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 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 유하 <세상의 모든 저녁> (민음사, 1993)
(사진 : 양주 덕정, 2012.07.04)
따지고 보면
세상 일이란 다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더는 나오지도 들어가지도 못하는
그리하여
몸부림칠수록 더욱 빨려 들어가는
개미지옥 같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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