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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센다
지금처럼 어둡고 먼지 낀 세상에
별을 이야기하면 오히려 낯설고 쓸쓸하다
서울에서도 한참 먼
우리나라 서쪽 바다가 가까이 드러누운 이곳
한가롭게 별을 바라본 것이 언제인가
아득하게 멀어진 사람들처럼
기억은 지금 끄나풀도 닿지 않게 흐려졌다
만약 지금 한낮 빈 시간에
내가 책상 마주하고 굼벵이처럼 꿈지럭거리며
잠의 근처에서 서성대고 있음을 안다면
옆 棟(동) 사는 윤후명 선생이 불현듯 찾아올까
아파트 15층, 별 근처에 사는 그
어린 왕자처럼 새 별을 찾아 떠나느라
오지 못할까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그런가? 목관악기? 또는 범패나 게송 같은?
내가 혹시라도 훗날 별로 떠서 저 은하에 가 박힌다면
머물 곳, 그 어디로 잡을까
보수주의자들의 별
관념주의자들의 별
일상주의자들의 별
아니다, 우리시대의 적들과 싸우다
얻어맞고 살터진 초라한 별
그러나 맑고 아름다운 소리의 별들 틈에
함께 빛나는 소리이고 싶다
- 정한용 <슬픈 산타페> (세계사, 1994)
*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 윤후명의 소설
(사진 : 강원도 양양, 201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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