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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금요일이었습니다. 2차지필평가 마지막 날인 동시에 5060 모임이 있던 날이기도 하구요.
헐~ 5060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군대를 갓 제대하고 어색한 짧은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스물 여섯의 어린(?) 나이에 청산중학교 교문을 들어서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5060이라니...... 5060 모임은 50년대와 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하는데, 마치 나이가 50대와 60대의 늙은 사람들의 모임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거부하고 싶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슬퍼집니다.
발이 넓은 산악인(?) 김 선생님이 주도하여, 의정부 고산동 뒤 수락산 자락의 모처(?)에 멤버들 아홉 명이 모였습니다.(장님, 감님, 박, 김, 최, 정, 홍, 유, 이) 9인회라고나 할까요? 찻길이 끝나는 곳까지 가서 자동차에서 내린 후, 잠깐 동안이지만 꽤나 힘겨운 등산 끝에 드디어 깊은 산중의 오두막(?)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김 선생님이 요리(?) 실력을 맘껏 발휘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해지기 직전부터 시작된 모임이 자정까지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지요.
본격적으로 판이 펼쳐지기 전에 일몰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태양은 시나브로 사패산 너머로 사라져 가고...... 저 멀리 불곡산 봉우리까지 붉게 물드는 멋진 황혼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참으로 무지막지한 모임이었습니다. 수락산 깊은 산중에서 시커먼 산모기에게 피를 헌납하면서, 시원한 산바람을 쐬며 오랜만에 요리(?)를 맛보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놈의 모임은 도무지 끝날 줄을 모르고......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점들에 대한 열띤 토론과, 학교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 우리 착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정치인들에 대한 조심스러운 비판에 이어 저마다의 화려했던 청춘 시절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급기야는 양양 청년의 멧돼지 사냥 이야기와 부엉이 새끼 납치 사건까지 별별 이야기들이 다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점점 이성들을 잃어가고 있었지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모임이 끝났습니다. 참으로 대단들 하십니다. 그 연세에 그런 힘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결국 이 몸은 알콜을 섭취하시지 않은 장님께서 손수 운전하는 자동차에 실려, 살아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참으로 힘겨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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