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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리 지는 가을 밤입니다. 2019년 10월 13일, 일요일이지요.
13일의 일요일이라......
마음 편안하게 보내야 할 휴일이어야 마땅하지만, 사실 지난 밤에 꾸었던 악몽이 하루 종일 마음 한 구석에 남아서 그리 편안하지 못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지요. 꿈은 무의식의 발로라고도 하는데 뒤숭숭한 꿈자리의 희미한 기억이 일요일의 하루를 찜찜하게 합니다.
불길한 꿈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오랜만에 정성들여 손세차를 하였지요. 차에 붙어있는 묵은 먼지와 풀벌레들의 잔해를 깨끗하게 씻어내며 마음에 남아 있는 불길함도 아울러 씻겨나가기를 바라기라도 했나 봅니다.
다소 상쾌해진 마음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올려다본 밤하늘에 달무리가 보입니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는 동화적 상상력이 저절로 발휘될 것만 같은 환상적인 이미지로 느껴졌는데, 막상 사진으로 찍어 보니 모종의 음모로 가득한 음습한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지난 밤에 꾸었던 꿈의 영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서운 뭔가에 쫓겨 빨리 도망가야 하는데 두 발은 땅에 뿌리라도 내린듯 움직임이 멈춰져 몸을 단단하게 붙잡고 있어 마음만 더욱 조급해지는, 그래서 더욱 무서운 악몽과도 같은……
구름 잠시 지나간 틈을 노려 깨끗한 달에 초점을 맞춰 찍어보았지만, 삼각대 없이 촬영한 보름달은 역시나 원하는 이미지가 아닙니다.
달에서 시선을 거두고 아파트 화단을 밝히는 희미한 조명으로 향합니다.
마치 둥근 달처럼 보이는 가로등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시간은 어느덧 일요일을 지나 월요일 새벽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오늘 밤은 악몽 없이 편안한 잠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 하나 빌어 봅니다. 그런데, 아뿔싸! 자고 나면 월요일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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