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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 모자 차양이 숨었는 꽃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秋分)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사진 : 양주 고읍동, 2012.09.23)
소설가 이문구는 박용래 시인을 '눈물의 시인'이라 일컬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시인을 만났는데 울지 않았던 적이 단 두 번밖에 없을 정도라고 하네요. 시인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설움의 깊이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시인에게는 세 명의 누이가 있었는데, 셋째 누이가 그만 산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는데요...... 시인은 바람에 나부끼는 고운 구절초를 보며, 죽은 누이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네 산하에는 가을이 오는 길목마다 구절초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그 구절초를 바라보는 화자의 눈엔 깊은 슬픔과 그리움의 눈물이 맺혀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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