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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2

겨울산 소나무 #2

꿈꾸는 무인도 2015. 2. 23. 17:23

 설 다음 날 겨울산에 올라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겨울 소나무를 봅니다. 푸른 이끼를 덮어쓰고 있는 밑동에선 고풍스러움을, 적송(赤松)을 적송답게 보여주는 붉은 빛깔의 중간 부분에선 신비로운 생명력을 느껴 봅니다. 때론 흉칙하게 잘려나간 소나무의 잔해들과 그 옆에 새로 심은 애송들이 자아내는 오묘함에 몸서리를 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지문이 모두 다르듯 소나무 껍데기도 그 무늬가 제각각입니다. 어릴 때는 소나무 껍데기를 보면 옛 장군들이 입던 갑옷을 연상했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 그런지 투박하고 두꺼운 껍데기에 소나무의 연륜 깊은 삶이 묻어있는 것만 같습니다. 답답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늙은 소나무 아래 두 발을 뻗고 퍼질러 앉아 있으면 왠지 모를 상쾌함이 가슴을 시원하게 합니다. 그래서 오래 묵은 소나무를 좋아하나 봅니다. 

 

 

 

 

 

 

 

 

 

 

 

 

 잘려나간 소나무 가지에 남아있는 잔설이 마치 한반도의 형상처럼 보입니다.

 

 

 

 

 

 

 소나무 가지에 얼어붙었던 눈이 녹으면서 역광 속에서 보석처럼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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