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어떤 날의 초상2

양양의 겨울 #03 풍경

꿈꾸는 무인도 2017. 1. 25. 21:50

 양양의 겨울 풍경은 차갑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계곡을 타고 불어오는 설악산의 칼바람은 때론 마음까지 시리게 합니다. 그렇다고 늘 춥지만은 않지요. 추위 속에서도 예쁘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가끔은 보는 이의 가슴 속을 따뜻하게 녹여 주기도 하지요.

 

 

 

 

 

 

 

 

 집 앞 개울에 나가 보았지요. 바로 위 사진 가운데 직각삼각형처럼 생긴 바위...... 기억 나나요? 지난 여름 물총새가 앉았던 바위인데......

 

 

 

 분들고개의 늙은 소나무는 한겨울에 내린 눈때문에 상층부가 부러진지 꽤 오래 되었지만...... 오히려 곁가지를 더욱 튼튼하게 키워 내었지요. 지금까지도 눈을 지탱하고 있네요. 우리네 삶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마다의 인생 목표는 원래 하나의 축을 이루었겠지만 살다 보면 그것의 중심 축에서 벗어나 잠시 옆길로 가더라도 그걸 탓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가면 되는데...... 

 

 

 

 이 오래된 돌배나무도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중심 가지 하나가 부러졌음에도 꿋꿋하게 살아 남아 추운 겨울을 아름답게 빛내고 있습니다.

 

 

 

 마당가에서 바라본 눈 덮인 설악산의 위용이 늠름합니다. 이름 그대로 설산의 진면목을 여실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눈 쌓인 밭에는 곤드레나물(고려엉겅퀴) 꽃대가 고고한 자태를 빛내고 있군요. 바로 이런 모습, 이런 풍경, 이런 자세가 좋아요. 남들은 다 눈 속에 묻혀 꺾이고 말았지만 홀로 도도하게, 겁도 없이 차가운 눈밭 위로 고개를 꼿꼿하게 내밀고......

 

 

 

 엄나무는 어떨까요? 잎도 다 떨군 차가운 겨울이지만, 푸른 하늘 아래 날카로운 가시를 내뻗은 채 고고함을 자랑하는......

 

 

 

 그래도 무엇보다 눈 덮인 설악산의 위용이 자꾸만 눈을 사로잡습니다.

 

 

 

 마당가에 마련한 아궁이에는 우리 삼형제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눈썰매를 타느라 젖어버린 옷을 말리며 감자를 구워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강원도의 겨울이 지나고 있습니다.

 

'어떤 날의 초상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겨울날  (0) 2017.01.27
양양의 겨울 #04 눈썰매  (0) 2017.01.25
양양의 겨울 #02 야생의 흔적  (0) 2017.01.25
양양의 겨울 #01 눈빛  (0) 2017.01.25
에버랜드  (0) 2017.01.17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