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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목요일입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오후에 냇가를 찾았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주의보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요. 보통 한여름에는 동해안 지역의 평균 기온이 영서 지방보다 다소 낮기에 더위로 인해 큰 고생을 겪지 않는 법인데요, 올해엔 이곳에도 폭염주의보가 연일 발효되는군요. 바닷가에 나가 보자는 말에 아이들은 강력하게 거절 의사를 밝힙니다. 뜨거운 모래사장보다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계곡이 훨씬 좋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의 선택이 탁월합니다.
오늘은 개울에 은어 낚시꾼이 등장했네요. 은어 낚시는 방식이 좀 특이하지요. 주로 여울에 서식하며 집단 생활을 하는 은어의 특성을 이용한 것인데요, 일단 살아 있는 미끼 은어를 구해야 하지요. 그런 다음 미끼 은어의 콧구멍에 고리를 걸어 낚시 줄을 연결합니다. 그리고는 은어 몸통에 구멍을 뚫어 등지느러미 양쪽에 세갈래 낚시 바늘을 부착하지요. 텃세를 부리는 은어는 자신들의 구역에 다른 은어가 들어오게 되면 몸으로 밀어내는 특성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끼 은어에 연결된 낚시 바늘에 몸이 꿰이고 마는 것이지요. 그렇게 여러 차례 미끼로 활용된 은어는 힘이 빠져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그러면 낚시로 건져 올린 싱싱한 은어를 다시 미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아저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낚시 바늘이 달려 있는 미끼 은어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신기한듯 구경을 하였지요.
예전에 작살을 이용하여 더러 은어를 잡아 본 경험이 있습니다. 여울에서 빠르게 헤엄치는 은어를 작살로 맞추기는 쉽지 않지요. 몇 번이고 헛탕을 치지만 어쩌다가 운 좋게 작살로 은어를 찌르면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잡은 은어는 집으로 가져와서 화로에 약한 숯불을 담고 그 위에서 한 시간 정도 은은한 열기로 구워 먹으면 맛이 끝내줍니다. 때로는 은어밥을 지어 먹기도 했지요. 은어는 초식성 어종이라 물 속 바윗돌에 붙어 있는 미세한 이끼류를 먹이로 한다지요. 그래서 그런지 은어 살에선 비린내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알맞게 익은 은어 살에서 향기로운 수박 내음이 풍기지요.
개울물은 잔잔하게 흐르고......
하늘에는 양양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연습기가 쉼 없이 날아다닙니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바윗돌은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묵묵히 견디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물놀이는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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