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가을 숲을 거닐다 본 벌집입니다.
옛날에 시골에선 이러한 놈들을 '노랑 바다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반 말벌보다는 크기도 작고 독성도 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말벌의 일종이기에 쏘이면 굉장히 아픕니다.
국민학교 4학년 무렵, 뒷집 사는 형과 함께 산에 뱀을 잡으러 갔다가 커다란 장수말벌에게 다리를 쏘인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뱀을 잡아 뱀집에 갖다 주면 늘매기(꽃뱀)는 공책 한 권, 까치독사(까치살모사)는 공책 2권에 해당되는 돈을 주었습니다. 뱀을 잡으러 뒷집 형과 산에 가서 완만한 절벽을 오르던 중, 느낌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만 '땡삐'라 불리는 땅벌집을 밟고 만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 가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커다란 장수말벌이 종아리 안쪽에 긴 침을 박아버린 겁니다. 어린 나이라 공포감이 커서 그랬는지 그 장수말벌의 크기가 어른 엄지손가락만 하게 느껴졌습니다. 침은 살 속에 깊숙하게 박혀서 꼬물거리는 것이 보일 정도였습니다. 통증을 참으며 손톱을 이용해 억지로 뽑아내긴 했는데 살에 박힌 침 길이가 2cm 정도는 되는 것 같았습니다. 금방 다리에 마비가 오고 통증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걸을 수가 없어서 집에까지 업혀내려 온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도 제대로 하지 않고 통증이 가라앉자마자 물놀이를 하는 등 방치를 했더니 상처가 덧나 나중에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상처가 곪아서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구멍이 종아리에 생기고 만 것이지요. 나중에 새살이 돋아올랐지만 한동안 고생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번에 노랑바다리집을 보다가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감히 건드릴 생각도 못하고 잠시 구경만 하다가 발길을 돌렸습니다.
참, 요즘엔 저런 벌집도 약재로 쓰인다고 전문적으로 벌집을 채집하러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사람이란 동물은 참으로 잔인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녀석들도 비록 미물일지언정 하나의 생명체이며, 자기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먼저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최상층에 자리한 동물에 의해 무참하게 희생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그것이 냉혹한 동물의 세계인 것을......
- Total
- Today
- Yesterday
- 광화문광장
- 소매물도
- 조용미
- 창덕궁
- 곰버섯
- 최영미
- 김선우
- 매화
- 양주별산대놀이
- 갈매기
- 감
- 류근
- 나리공원
- 창경궁
- 애사당 법고놀이
- LG twins
- 유하
- 최승자
- 버들하늘소
- 송이
- 정호승
- 낙산사
- 봉선사
- 포도부장놀이
- 산수유
- 구절초
- 강원FC
- 벚꽃
- 내 따스한 유령들
- 싸리꽃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