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1

얼음의 향연

꿈꾸는 무인도 2012. 1. 8. 20:07

  2012년 흑룡(黑龍)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해 양양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집 앞의 냇가에 잠시 들렀습니다. 수정처럼 영롱한 얼음의 향연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때때로 그리움처럼 솟아오르는 어린 시절 추억들......

 

 

  그 때는 아무런 감흥도 아무런 느낌도 없이 어서 빨리 추운 계절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을까요?

 

 

 아니, 때때론 얼음장을 깨고 그 속에서 잠자고 있는 개구리를 잡아 구워 먹을 생각만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보는 겨울 개울가의 얼음은 그지없이 맑고 투명하고 눈이 시릴 정도로 영롱하기만 합니다.

 

 

 내 마음 속의 보석상자를 살며시 꺼내보는 아찔한 즐거움이 이런 것일까요?

 

 

 아련한 옛 추억의 한편에는, 매서운 추위와 배고픔과 더불어 얼음썰매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산골 소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요?

 

 

 얼음은 이렇게 오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30여 년 전의 소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며 이렇게 얼음 잔치가 거기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어쩌면 개울물과 거기 있는 얼음의 형상들은 30여 년 전 그 옛날의 모습 그대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그 모습들을 새삼스럽게 눈여겨 보며 아련한 그리움에 젖는 소년의 미래가 거기 있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한겨울 개울가의 얼음 옆에서는 이렇게 새 생명의 싹이 움트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