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2

이름 모를 새

꿈꾸는 무인도 2015. 8. 11. 20:46

  시골집 냇가를 서성거리다가 작은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급하게 셔터를 눌러보았습니다. 나중에 여기저기에서 자료를 뒤적거려 보았지만 녀석의 이름을 끝내 알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시인 신대철은 <추운 산>이라는 시를 통해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 이름을 붙여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 / 이름으로 말하고 이름으로 듣는 사람들 / 이름을 두세 개씩 갖고 이름에 매여 사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으로 사물에 대한 일방적인 '이름 짓기'와 '이름'에 얽매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태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사체의 이름을 모른다는 데에서 오는 불편한 마음을 참을 길이 없네요. 그냥 '새'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찜찜해지는 기분입니다. 이름에 얽매여 살아가는 별 수 없는 평범한 속인(俗人)으로서 뭔가 모르게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그래도 그냥 막연하게나마 '지빠귀'나 '종다리', 아니면 '멧새' 종류일 것이라고 추측만 하는 선에서 이름을 찾지 못하는 진한 아쉬움을 달래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