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1
꽃과 나비
꿈꾸는 무인도
2012. 9. 9. 12:56
지난 7월,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서 나비를 보았습니다. 아니, 나방인가요?
자료를 찾아보니, 나비는 더듬이의 끝이 뭉툭한 곤봉 모양이고, 나방은 더듬이가 실 모양으로 끝이 가늘어져 있거나 빗살 모양 아니면 깃 모양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앉을 때 나비는 날개를 접고 앉고, 나방은 날개를 펼치고 앉는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녀석은 더듬이 끝이 약간 뭉툭해 보이고 날개를 접은 걸 보니 나비가 아닐까요? 이름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자연은 늘 거기에서 그냥 제 자리를 지키며 있는데, 늘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 듯 들뜬 마음으로 희열감에 사로잡혔다가도 또 어느 순간엔 괜스레 조바심을 내며 아쉬움에 젖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마음의 수양이 필요함을 절감하며 도올 선생이 강해(講解)한 금강경(金剛經)을 곁에 두고 있습니다만, 쉽지는 않습니다. 불교의 핵심 진리와 다이아몬드 같은 영롱한 빛을 발하는 삶의 지혜를 담은 경전이라고, 그래서 마음공부에 이보다 더 훌륭한 서책이 없다고 하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나요? 겉으로 드러난 자구(字句)의 의미야 공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지만, 행간에 숨어 있는 빛나는 지혜를 깨우치지 못하는 중생(衆生)의 몽매함이 못내 답답할 따름입니다.
꽃과 나비는 자연스러운 교감을 통해 우주의 섭리를 다 꿰고 있는듯 보이는데 말입니다.
이 꽃의 이름은 '에키나세아'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