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마스크에 쓴 시 7 / 김선우

꿈꾸는 무인도 2022. 11. 26. 11:19

   마스크에 쓴 시 7

   - 거울이 말하기를

 

 

  붉고 검은 반점들로 뒤덮인 대륙들, 그들은 의도 없이 출현했는데 인간은 폭로되고 있다.

 

  멈춤, 잠시 멈춤, 폭로된 인간 사회가 멈칫거리는 동안, 인간에 의해 감금된 야생이 풀려났다.

 

  더 오래 멈춰야 해.

  그래야 살아.

  너희만 빼고 다 아는 사실이야.

 

  너희만 모르는 이유는 딱 하나지.

  모르고 싶기 때문이야.(이 문장의 주어는 누구겠니?)

  이 말의 거울은---

  알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이 문장의 주어는 누구겠니?)

 

 .까니이음죽 겐에본자 건 는다춤멈

 

  우리만 감금당한 줄 아니?

  너희는 스스로 감금되었어.

  속도에.

  자본에.

  자본의 속도에.

 

 .희너 된독중

 

  멈춤, 지금 멈춤, 더 오래 멈춤, 그렇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혹독한 전염병의 시대가 온다, 곧 다시 온다고 했다.

 

   - 김선우 <내 따스한 유령들> (창비, 2022)

 

 

   (사진 : 양주, 2021.08.08.) 

 

  섬뜩한 예언······

  그러나 그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기에 예언이라고까지 말할 수도 없겠지요.

 과연 우리는 멈출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