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양주의 가을 꽃 #02
고읍동 나리공원으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가을 하늘 아래 노란 금계국이 도도한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워 올리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전파될까 우려되어 올해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는 9월 말에 조기 폐장되었다지요. 그래서 조성된 꽃밭 안쪽으로 사람들이 진입하는 것을 통제하고는 있지만 길가에서 보는 눈길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행사장 입구 쪽의 수련이 피어있는 연못에는 작은 분수가 쉼없이 물을 뿜어 올리고 있습니다.
퍼플뮬리도 지난번에 보았을 때보다 가을색을 한층 짙게 풍기고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지요.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댑싸리는 그냥 놔두어도 좋을 텐데, 이렇게 몇몇 그루만 남겨놓고 뿌리째 뽑아버린 모양입니다.
천일홍은 여전히 제 빛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핑크뮬리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발길에서 벗어나 한껏 자유롭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너무 익었나요? 아니, 핑크뮬리가 아니라 퍼플뮬리라서 색감이 다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운데에 분홍빛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핑크뮬리이고, 핑크뮬리 너머에는 토종 억새밭이 조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려 섞인 궁금증이 일기도 합니다. 과연 외래종인 핑크뮬리는 괜찮은 걸까요? 우리가 흔히 '핑크뮬리'라고 부르는 이 식물은 원래 '핑크뮬리 그라스(Pink Muhly Grass)'라는 이름을 가진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합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자생하는 벼과 식물로,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고 한다지요. 핑크뮬리는 어마어마한 번식력과 생존력을 지닌 식물이라고 하는데요, 날씨에 관계없이 끈질기게 살아남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핑크뮬리가 우리의 토종 식물을 위협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실제로 핑크뮬리 밭에서는 잡초를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외래종이 우리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도 없이 단순하게 보기 좋다는 이유로 외래종을 마구 도입하는 행위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