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1
풀빛 이야기
꿈꾸는 무인도
2012. 8. 3. 01:36
찌는듯한 여름날 저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서 가재를 잡느라 즐거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나는 보았습니다.
오후의 흐느적거리는 습한 햇살을 받으며 바위 끝에 위태롭게 자리잡고 있는 풀빛 싱그러움을......
한참동안 주저앉아서 바라만 보았습니다.
이윽고, 어둠의 그림자가 스멀스멀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더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아쉬운 한숨소리와
풀빛을 향한 그윽한 시선을 남겨두고
다시 무더위 속으로 들어가야 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삶은 언제나 그래 왔다. 또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게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